글쎄다. 글을 내가 쓰는 건 아니니까 나 역시도 잘 모르겠다만
나 또한 다른 친구들 게시판에 글을 잘 쓰고 있지는 않으니 그 맥락에서 생각해 본다면,
아마도 시기가 지난 것 같아.
몇 해 전, 우리가 한창 즐겁게 인터넷을 하던 때가 있었어.
즐겁게 PC통신을 했던 때를 막 지난 그 시절 말이야.
그 때는 메신저를 통해서도 자주 이야기를 했었고, 인터넷 음악방송을 하기도 했고,
또 종종 만나서 술도 마시고 했었더랬지.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각자 인터넷에서 시간을 소비하는 대신에
더 중요한 일들이 생겼고, 그것에 시간을 소비하게 되는 만큼
서로간의 교류는 멀어졌던 것 같아.
그렇지만 그런 거리감은 당연한 거라 생각이 들어.
나는 소일하며, 추억을 그리워하면서도 잘 살아가는 편이지만 모두가 나 같지는 않거든.
어떤 누군가는 다른 일에 더 매달리게 되고, 그러자면 친구 게시판에 글을 남기는 대신
다른 좀 더 생산적이라 생각되는 일을 하게도 되겠지.
모든 걸 얻을 수는 없는 법이잖아.
나는 홈페이지에 올라오는 글이 줄었다고 홈페이지를 버리거나 실망하지 않는단다.
방문객이 예전보다 반 정도로 줄었지만 여전히 내 홈페이지는 내게 있어서 중요해.
내 홈페이지는 나를 기록할 공간이라고 생각하고 있어.
마치 일기장과 같아.
이문열이 그랬잖아. 지금은 생각나지 않는 어느 소설에선가.
내 홈페이지는 타인에게 나를 보여주기 위해서 존재하기도 하지만
나 스스로 과거의 나를 기억하기 위해서도 존재해.
게다가 내 홈페이지는 내 하드디스크에서 돌아가니까 나만 주의한다면
회사가 망했다고 없어지는 계정 서비스처럼, 또는 사람들이 줄었다고 데이터를 없애버리는 나우누리처럼
순간적이지 않아. 적어도 내 손에서는 가장 영원한 공간이라고 믿어.
한 10년쯤 후에도 나는 내 홈페이지 속에서 나를 뒤돌아볼 상상을 종종 한단다.
굳이 핑클에 집착하는 건 아니야.
핑클의 이효리도 괜찮지만 투야의 김지혜도 마찬가지도 좋아한단다.
나는 외출도 잘 안 하고, 내내 사무실 속에 묻혀 있지만 동시대 문화와 거리를 둘 생각은 없단다.
나와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행동들은 내 관심사야.
그리하여 그들이 관심 있는 것이라면 느껴보고, 그리고 판단하고 싶어.
핑클은 동시대에 가장 인기있는 여성그룹인 만큼 나는 느껴보고 싶을 뿐이란다. --;
요즘 내 헤어스타일은 그냥 여전히 긴 머리지 뭐. --;
얼마 전에 전체 브릿지를 하고 조금 잘랐는데 다시 길어져서
조만간 한 번 더 자를 생각이란다.
물론 아직까지는 긴 머리를 포기할 생각은 없고.
담배와 커피만으로 사는 건 주말만의 얘기야.
형님과 함께 사는 주중이면 매끼 꼬박꼬박 중국집이나 김밥집에서 맛있는 걸 시켜 먹는단다.
형님이 가신 주말에는 대체로 굶는 편이다만. --;
그렇지만 이제 일이 다 끝나고, 형님이 유럽으로 가시기에
다시 암흑의 나날이 될 것 같아.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