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 작성자 achor ( 2001-09-26 12:49:24 Hit: 1614 Vote: 82 ) 분류 잡담 아처웹스.는 주위의 건물들 때문에 햇살이 잘 스며드는 공간이 아님에도 오늘 아침은 이상스레 찬란한 햇살에 눈이 부실 지경이었다. 나는 침대에서 일어나자마자 창문을 열고 그 오랜만의 축복을 가득 누리고 있었다. 이 햇살은 1990년대 후반의 햇살과 같은 느낌이었다. 어느 겨울날. 아직 녹지 않은 눈송이를 새하얗게 빛나게 했던 그런 햇살 말이다. 그래서 나는 무언가 먹을 생각을 했는데, 어젯밤에 남은 밥과 게맛살, 계란 등을 모조리 먹어치운 덕에 남은 거라곤 라면과 콘플레이크뿐이었다. 라면은 여전히 지겨우니 그렇다면 콘플레이크. 우유를 사기 위해 밖으로 나설 때 나는 아주 짧은 반바지를 입고 있었다. 대체로 남자들이 입는 그런 길다란 반바지가 아니라 무릅 위 족히 50cm는 넘어보이는 그런 숏반바지였다. 거리 쇼윈도에 비친 내 다리는 아주 섹시하다고 생각을 했다. --+ 아침 햇살 하나는 나를 아주 기분좋게 만들어 버렸다. 나는 너무 기분이 좋아서 그간 전혀 하지 못했던 빨래며, 청소며, 또 밀린 일들까지도 하고픈 충동을 느꼈다. 지금 이 콘플레이크를 다 먹고 나면 나는 빨래를 할 것이고, 청소를 할 것이다. 어지럽게 늘어져 있던 것들이 다시 제 자리를 찾게 될 것이다. 그리곤 학교에 간다. 어제는 힘들게 학교에 갔더니 개교기념일인지 뭔지 수업이 없다는 소식을 듣고 황당해 하며 그냥 돌아왔던 터. 코메디 속에서나 있을 법한 일들이 내게는 현실이 된다. 오늘은 수업도 열심히 들어야지. 어지럽게 늘어져 있던 것들이 다시 제 자리를 찾게 될 것이다. 나는 내가 해야할 일들을 잊어버리고 있는 게 아니다. 단지 지금은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하고 있을 뿐. - achor WEbs. achor 본문 내용은 8,614일 전의 글로 현재의 관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Post: https://achor.net/board/freeboard/1336 Trackback: https://achor.net/tb/freeboard/1336 👍 ❤ ✔ 😊 😢 Please log in first to leave a comment. Tag 각 Tag는 , 로 구분하여 주십시오. 4381 220 45 번호 분류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수 추천 3501 Re 2: 뭐야 이게 vluez 2001/10/01117511 3500 -_- tae gyo 2001/09/29174986 3499답변 Re 1: -_- achor 2001/09/29138510 3498 Re 2: -_- ggoob 2001/09/2911509 3497 Re 3: -_- vluez 2001/10/0111829 3496 아처웹스 습격사건. bothers 2001/09/28133984 3495답변 Re 1: 아처웹스 습격사건. achor 2001/09/299339 3494공지 Empire6를 선보입니다. achor 2001/09/27140672 3493답변 Re 1: Empire6를 선보입니다. satagooni 2001/09/2713218 3492잡담 수색... zard 2001/09/27137475 3491답변 Re 1: 수색... achor 2001/09/2710089 3490잡담 마지막 밥을 하며... achor 2001/09/27135578 3489 Re 1: 마지막 밥을 하며... 윤아 2001/09/2710314 3488알림 Re 1: 왠지.... 이선진 2001/09/27130312 3487답변 Re 2: 왠지.... achor 2001/09/2711007 3486 Re 3: 왠지.... ggoob 2001/09/2715597 3485 안녕 sugar 2001/09/2661 3484답변 Re 1: 안녕 achor 2001/09/27151176 3483잡담 햇살 achor 2001/09/26161482 3482알림 다른 목적을 가지고 이곳에 오신 분들께. achor 2001/09/25157782 41 42 43 44 45 46 47 48 49 50 제목작성자분류